지난 이야기에서는 재무관리의 출발이 재테크가 아니라 지출과 수입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돈을 관리하려면 먼저 내가 매달 얼마를 쓰고 있는지, 얼마가 들어오는지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수입과 지출을 모두 정리해 보니 한 달 평균으로는 분명 돈이 남는 것처럼 보이는데 왜 실제 통장에는 돈이 남아 있지 않을까요.
그 이유는 우리가 실제로 생활하는 돈의 흐름이 월평균처럼 움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떤 달에는 수입보다 지출이 많고 어떤 달에는 돈이 남습니다. 재무관리는 1년에 얼마를 벌고 얼마를 썼는가를 계산하는 것에서 끝나면 안 됩니다. 언제 돈이 들어오고 언제 많이 나가는지까지 봐야 합니다.
월평균으로는 괜찮은데,
왜 통장 잔액은 늘 부족할까요
지난 1년 동안의 평균 수입과 지출을 계산해 보겠습니다. 평균 수입 268만 3천 원에서 매월 평균 지출 245만 원을 빼면 매월 약 23만 원이 남습니다. 그렇다면 매월 20만 원씩 적금에 가입해도 될까요. 꼭 그렇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평균은 실제 현금흐름의 시기를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표를 월별로 펼쳐 보면 소득이 268만 원씩 들어오는 달보다 오히려 250만 원만 들어오는 달이 더 자주 있습니다. 지출도 245만 원을 넘겨 쓰는 달이 1년에 5개월이나 됩니다.
1월에는 자동차 관련 비용이 발생하고, 5월에는 각종 세금이나 가족 행사가 있고, 7월에는 의료비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큰 지출이 없는 달에는 평소보다 많은 돈이 남기도 합니다.
평균만 보고 매월 23만 원씩 저축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예상하지 못한 달에 적금이나 카드대금을 유지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1년의 현금흐름을 월별로 살펴보세요
재무관리를 제대로 하려면 월평균뿐 아니라 월별 수입과 지출을 함께 비교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1년 동안의 기록을 살펴봤더니 1월, 5월, 7월은 적자였고 나머지 9개월은 흑자였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1년에 평균 23만 원이 남는다는 사실만 확인하고 끝낼 일이 아닙니다. 1월, 5월, 7월에는 왜 돈이 부족했는가를 찾아야 합니다.
- 11월 — 자동차 관련 비용보험료·정비비가 한 달에 몰립니다
- 25월 — 세금과 가족 행사각종 세금, 어버이날·가정의 달 지출
- 37월 — 의료비 등 갑작스러운 지출예상하지 못한 달에 적자가 납니다
흑자였던 달의 여유자금을 활용해 적자가 예상되는 달을 미리 준비하는 것 — 이것이 현금흐름 관리입니다.
저축도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보세요
수입과 지출을 월별로 살펴봤다면 저축 역시 구분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 ① 정기적으로 저축하는 돈
- 매월 일정한 금액을 꾸준히 납입할 수 있는 적금입니다. 끝까지 넣을 수 있는 금액만 잡습니다.
- ② 필요할 때 모으는 돈
- 자동차세 · 자동차보험료 · 명절 비용 · 경조사비 · 부모님 생신 · 여행비처럼 미리 예상할 수 있지만 매월 발생하지는 않는 지출을 준비하기 위한 돈입니다.
이 둘을 구분하면 재무관리가 훨씬 현실적으로 바뀝니다. 매월 20만 원을 무조건 적금에 넣는 것보다 앞으로 큰돈이 나갈 달을 미리 예상해 필요한 돈을 따로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경우도 많습니다.
돈 관리의 시작은 기록과 정리입니다
매일 가계부를 쓰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처음부터 복잡하게 시작하지 않아도 됩니다. 우선 한 번이라도 지난 몇 개월 또는 1년 동안의 수입과 지출을 정리해 보세요. 그리고 다음 질문에 답해 보면 좋습니다.
- 매월 반드시 나가는 돈은 얼마인가
- 매월 달라지는 생활비는 얼마인가
- 1년에 한두 번 큰돈이 나가는 항목은 무엇인가
- 수입이 가장 적은 달은 언제인가
- 지출이 가장 많은 달은 언제인가
- 예상하지 못한 지출이 생겼을 때 쓸 돈이 있는가
- 현재 소득으로 할부·대출·보험료를 계속 감당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다 보면 자신의 현금흐름 구조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답이 막히는 항목이 가장 먼저 손볼 곳입니다.
통장을 나누면
돈의 흐름이 보입니다

재무관리를 어렵게 생각하는 분들께 센터가 권하는 방법 중 하나가 통장 분리입니다. 통장을 여러 개 새로 만들라는 뜻은 아닙니다. 우선 현재 사용하는 통장 중 2개 정도만 활용해도 충분합니다.
- 1. 급여 · 수입 통장
- 월급이나 사업소득 등 주요 수입이 들어오는 통장입니다. 월세 · 관리비 · 통신비 · 보험료 · 대출 원리금 · 카드대금처럼 반드시 납부해야 하는 고정지출이 이 통장에서 빠져나가게 합니다. 가능하다면 이 통장에는 체크카드를 연결하지 않는 것도 방법입니다.
- 2. 생활비 통장
- 급여 통장에서 일정 금액을 이체해 식비 · 교통비 · 마트 · 생필품 · 의류처럼 비교적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지출을 관리합니다. 체크카드는 여기에만 연결합니다.
이렇게 나누면 자연스럽게 이번 달 생활비로 얼마까지 쓸 수 있는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통장을 나누는 목적은
돈을 숨기는 것이 아닙니다
통장 분리는 돈을 여러 곳에 나눠 놓는 일이 아닙니다. 돈의 용도를 미리 정해 놓는 것입니다. 수입이 들어오면 먼저 반드시 납부해야 하는 비용을 확보하고, 그다음 생활비를 정하고, 여유가 있다면 비정기 지출을 위한 돈을 따로 마련합니다.
이렇게 하면 생활비를 쓰다가 정작 카드대금이나 대출 원리금을 낼 돈이 부족해지는 상황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돈 관리의 시작은 얼마를 버느냐보다
어떻게 파악하느냐입니다
재무관리를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처음부터 투자 상품을 공부하거나 높은 수익률을 찾기보다 내가 매달 얼마를 벌고 얼마를 쓰고 있는지 정확하게 아는 것에서 시작하면 됩니다.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월평균 수입과 지출만 놓고 보면 돈이 남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특정 달에 지출이 몰리면서 적자가 생길 수 있습니다. 수입이 많은 달에는 생각보다 여유자금이 생기기도 합니다. 따져야 할 질문은 한 달에 얼마를 버는가가 아닙니다. 내 수입은 언제 얼마나 들어오고, 내 지출은 언제 얼마나 발생하는가입니다.
재무관리의 기본 순서
① 지출 파악 → ② 수입 파악 → ③ 월별 결산 → ④ 예산 세우기
재무관리는 완벽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확인하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모든 지출을 완벽하게 기록할 필요는 없습니다. 신용카드, 체크카드, 자동이체, 현금 등 결제 방식이 다양하다 보니 처음에는 생각보다 많은 지출이 발견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숫자를 보고 외면하지 않는 것입니다. 특히 매달 적자가 반복되고 있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재무 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건강검진과 비슷합니다. 현재 상황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될까 봐 확인을 미루면 문제를 해결할 기회도 함께 늦어집니다. 반대로 지금의 현금흐름을 정확하게 확인하면 어디에서 줄일 수 있는지, 어떤 지출은 반드시 유지해야 하는지, 얼마까지 저축할 수 있는지, 부채 상환에 얼마를 쓸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결국 재무관리의 목적은 무조건 아끼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돈을 쓰고 예상하지 못한 지출이 생겨도 다시 균형을 회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돈이 많아야만 시작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수입이 적거나 불규칙하고 매달 생활비가 빠듯하거나 이미 부채가 있는 상황일수록 지금의 돈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작은 금액이라도 어디로 들어오고 어디로 나가는지 알기 시작하면,
막연했던 불안도 구체적인 문제로 바뀝니다. 구체적인 문제는 하나씩 해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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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금융복지상담센터DAEGU · GYEONGBUK Financial Welfare Counseling Cent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