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에서는 월평균으로는 돈이 남는데 통장 잔액은 그대로인 이유를 살펴봤습니다. 평균이 아니라 월별 현금흐름을 봐야 어느 달에 부족한지 보인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수입과 지출을 파악한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돈의 흐름을 관리하는 일입니다. 머릿속으로 대략 계산하거나 매월 카드 결제금만 확인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들어온 돈에 미리 용도를 정해 두는 것입니다.
특히 소득이 매달 일정하지 않은 개인사업자와 프리랜서, 단기 근로자에게 필요한 방법입니다.
부족한 한 달이 부채가 되는 자리
센터에서 채무상담을 하다 보면 경기 침체와 불황의 영향을 크게 받는 개인사업자와 프리랜서, 단기 근로자를 자주 만납니다. 이분들의 공통된 어려움은 소득이 적다는 데만 있지 않습니다. 수입은 불규칙한데 반드시 나가야 하는 돈은 정해져 있습니다.
부족한 한 달을 카드로 막고 다음 달에는 현금서비스나 대출로 메우다 보면, 처음에는 작았던 부족액이 갚기 버거운 부채로 이어집니다.
재무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어떻게 더 벌 것인가만이 아닙니다.
들어온 돈을 어떻게 나누어 두고 필요한 시기에 쓸 것인가입니다.
사업을 한다면
사업비와 생활비부터 가릅니다
부부가 맞벌이를 하면서 한 사람이 사업소득을 얻는다면 가계 생활비와 사업 관련 비용을 구분하는 것이 좋습니다. 개인사업자라면 가능한 한 사업용 통장과 생활비 통장을 따로 두시기 바랍니다. 사업을 운영하며 생기는 매출과 비용이 개인적인 소비와 섞이면 사업에서 실제로 얼마가 남는지 파악하기 어려워집니다.
사업장은 우선 고정비용과 수시비용으로만 나누어도 충분합니다. 예를 들어 월 인건비가 1,000만 원이라면 매출이 들어올 때마다 인건비에 해당하는 금액을 미리 확보해 둡니다. 분기별 부가세나 각종 세금, 렌탈료처럼 언젠가 반드시 지출해야 하는 돈도 미리 떼어 놓습니다.
그리고 사업에 필요한 비용을 제외한 돈 가운데 실제 가정에서 쓸 금액을 정해 가정 생활비로 가져오는 구조를 만듭니다.
- 1사업 매출들어온 돈을 바로 쓰지 않습니다
- 2사업장 비용인건비 · 세금 · 임대료를 먼저 떼어 둡니다
- 3가정으로 가져올 소득남은 돈에서 생활비를 정합니다
- 4가정 지출정해진 금액 안에서 씁니다
가정의 지출도
고정비와 수시비로 나눕니다
가정으로 가져온 소득도 한 통장에서 모두 쓰기보다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 가정 고정비용
- 월세와 관리비, 통신비, 보험료, 대출 원리금처럼 날짜가 정해진 돈입니다.
- 가정 수시지출
- 식비와 교통비, 생활용품, 문화생활비처럼 그때그때 나가는 돈입니다.
예를 들어 가정 고정비가 월 300만 원, 수시지출이 월 250만 원이라면 각각 필요한 금액을 미리 구분해 놓습니다. 이렇게 하면 소득이 들어왔을 때 지금 쓸 수 있는 돈이 얼마인지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통장을 많이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통장 분리라고 하면 통장을 여러 개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핵심은 통장의 개수가 아닙니다. 개인사업자나 프리랜서라면 우선 네 가지로만 구분해도 충분합니다.
- 사업장 고정비용
- 사업장 수시지출
- 가정 고정비용
- 가정 수시지출
여기에 여유가 된다면 사업장과 가정의 비상자금용 저축통장을 더할 수 있습니다.
통장 이름도 어렵게 지을 필요가 없습니다. 사업고정비, 사업수시비, 가정고정비, 가정생활비처럼 용도를 바로 알아볼 수 있게 이름표를 붙이는 것만으로 관리가 쉬워집니다.
사업장과 가정에
비상자금을 준비합니다
불규칙한 소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상하지 못한 지출을 다시 빚으로 막지 않는 것입니다. 가능하다면 사업장과 가정에 각각 최소 한 달 예산에 해당하는 비상자금을 조금씩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처음부터 큰 금액을 마련할 필요는 없습니다. 수입이 생길 때마다 작은 금액이라도 따로 떼어 놓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갑작스러운 병원비나 수리비, 비수기 매출 감소처럼 예상하지 못한 일이 닥쳤을 때 이 돈이 있으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나 대출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을 그만큼 피할 수 있습니다.
흑자가 나도 매달 같은 금액을
저축할 수는 없습니다
월평균으로 돈이 남는다고 해서 매월 같은 금액을 오래 저축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동차보험료와 자동차세, 각종 세금, 경조사비, 의료비처럼 특정 시기에 발생하는 지출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축도 하나로 생각하기보다 정기적으로 납입할 수 있는 돈과 필요할 때 유연하게 넣고 뺄 수 있는 돈을 구분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 당장 얼마를 저축할 수 있느냐보다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금액이 얼마인지를 아는 편이 낫습니다.
재무관리는
돈을 안 쓰는 방법이 아닙니다
재무관리를 하다 보면 무조건 아껴야 한다는 생각에 빠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목적은 소비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닙니다.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원하는 소비를 하고 예상하지 못한 지출 때문에 빚을 만들지 않도록 준비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여행을 가고 싶다면 여행비를 모으면 됩니다. 가전제품을 사고 싶다면 구매 시기를 정하고 돈을 모으면 됩니다. 자동차세나 보험료가 예정되어 있다면 미리 준비하면 됩니다. 돈의 목적과 시기를 정해 두면 소비에 대한 불안도 줄어듭니다.
기록하고, 예산을 세우고,
결산하고, 통장을 나눕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하면 복잡하지 않습니다. 먼저 기록해서 내 수입과 지출을 정확히 확인하고, 앞으로 필요한 지출을 미리 예상해 예산을 세우고, 계획대로 썼는지 결산하고, 돈의 용도에 맞게 통장을 나눕니다.
매월 남는 돈이 있다면 장기 적금으로 묶기 전에 앞으로 발생할 비정기 지출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재무관리가 하루아침에 경제적 여유를 만들어 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예상하지 못한 지출 때문에 새로운 빚을 만들지 않도록 돕고, 지금의 소득 안에서 생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처음에는 숫자를 확인하는 일조차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래도 기록하고 정리하고 하나씩 구분하다 보면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문제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함께 보이기 시작합니다.
돈 관리의 시작은 많이 버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돈의 흐름을 제대로 아는 것입니다.
수입이 불규칙해 어디서부터 나눠야 할지 막막하다면 대구·경북 금융복지상담센터의 재무 상담에서 현금흐름표와 통장 구조를 함께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이미 연체나 카드 돌려막기가 시작된 상황이라면 채무조정과 복지제도 연계까지 함께 살펴봅니다. 상담료는 없고 회원가입도 필요 없습니다.
대구·경북 금융복지상담센터DAEGU · GYEONGBUK Financial Welfare Counseling Center
